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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 9. 12:59 - 글쓰는 미생

[지식채널e] 실패한 인생 그리고 감사의 미덕





감사의 마음은 표현해야해.


 언제부터인지 편지를 보내지 않았다. 감사한 이들에게 글을 쓰지 않았다. 가까이 있는 이들부터 멀리 있어 당장 보지 못하는 이들까지…. 20대 초반의 내 나이, 벌써 손가락엔 적지 않은 인연의 실들이 가득하다.

 그동안 스쳐 지나갔던 무수한 인연을 항상 기억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내가 외롭거나 슬프거나 힘들면 한 명씩 떠올랐다. 기쁘고 행복해도 생각났다. 지치는 일상 속에 그들의 존재는 알게 모르게 나에게 각인되어 있던 것이다. 그러던 와중 그들을 향한 감사의 표현이 점점 소원해지는 것을 느낀다. 나에게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동안 그 마음을 표현하진 않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표현하지 않은 마음이 겹겹이 쌓여 오랜 시간이 흘러버렸다.


 고등학교 진학 후, 은사께 편지를 써 밤 몰래 그녀의 집 우체통에 넣었던 때가 벌써 6년도 더 된 일이고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편지와 말을 전한지도 꽤 오래전의 일이되어 버렸다. 그나마도 생신·결혼기념일 등 '특별한 날'이라는 행사에 등 떠밀리 듯이 쓴 글이 대다수이다. 생신(생일)이니까 편지를 써야지…. 그리고 괜히 항상 넣던 '사랑합니다.'라는 글은 괜히 내 몸을 베베꼬이게 만들었다. 부끄러웠기 때문인데 이는 많이 쓰지 않으니 어색해져 버린 것이다.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는 그 편지마저 뜸하게 되었다. 너무나도 죄송스럽다.


 당장 가진 것 없어도 편지나 문자, 메일로 마음은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왜 모른척하고 있었을까. 특히 요즘처럼 많은 생각이 들 때, 인연을 향한 편지 한 통은 소중한 주변을 둘러보는 계기가 된다. 진로·미래·취업 등 다양한 고민이 짓누르는 지금…. 따스한 인연의 추억과 행복한 감정의 공유는 편지 한 통으로 느낄 수 있다. 참 좋은 일이 아닌가.


 미국의 변호사 존 크랠릭은 모진 풍파를 다 겪은 53세의 나이에서 다시금 시간을 돌려보았다.

 방년의 젊은 내 나이, 나에게 힘이 되어줄 이들을 되짚어 본다. 애정이 담긴 글 한 줄은 분명히 힘들고 고민 많은 청춘과 세대들이 서로 미소 지을 수있는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