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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29. 13:36 - 글쓰는 미생

[국내] 삼둥이는 되고 이지아는 안된다?

삼둥이는 되고 이지아는 된다?!

요즘 대세! 그런데 조상이 문제다?




사진 출처 :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최근 대한민국은 '대한·민국·만세 앓이' 중이다. 배우 송일국의 세쌍둥이인 그들은 지난 7월 6일부터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2014년 끝의 지금은 그야말로 한국의 인기를 싹쓸이했다. 그 막강하던 <아빠 어디가>의 윤후, 다윤이(배우 정웅인의 막내딸)를 누르고 추사랑의 먹방을 따라잡은 대한·민국·만세는 현재 일요일 예능의 최강자이자 KBS 일요 예능의 효자로 자리매김했다. (더불어 지난 27일에 방송된 KBS 연예대상에서 함께 출연한 아이들과 인기상을 받았다.)


사진 출처 : y star의 스타뉴스


 이 인기에 힘입어 네 부자는 CF 및 다양한 화보도 촬영했고 송일국은 진정한 '슈퍼맨'으로서 각인되었다. 또한, 지난 12월 24일부터 수익금 전액 기부를 약속한 '2015년 삼둥이 달력'을 선보여 삼둥이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적지 않은 기쁨과 훈훈함 선물했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매되는 삼둥이 달력은 현재 약 15만 부 돌파를 앞두고 있으며 예상 수익금만 약 8억 원에 달한다. 오는 31일까지 예약판매가 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삼둥이를 향한 국민의 사랑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돌풍과도 같은 '삼둥이 열풍'의 이면에는 마냥 즐겁게 웃지 못하는 이야기가 존재한다.



 일단 삼둥이의 첫 출연 배경을 되짚어 보겠다. 삼둥이의 첫 출연 당시의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사랑이의 먹방에 힘입어 열심히 <아빠 어디가>의 뒤를 따라 질주 중이었다. 그러나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매우 회의적이었는데, 그 이유로는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MBC에서 선보인 <아빠 어디가>의 아류작이라는 비판과 더불어 그전 출연자인 배우 김정태의 행동 때문이었다.


 김정태는 6·4 지방선거를 앞둔 당시 특정 후보자의 선거유세 현장에 그의 아들 야꿍이와 나타났다. 유세현장에서 특정 후보자가 아꿍이를 안으면서 사건은 커졌다. 아이를 정치적 홍보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타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 사진이 온라인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자 김정태는 황급히 후보자와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이며, 야꿍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으나 누리꾼의 질타 속에 결국 자진 하차하였다. 그 여파로 방송 초반엔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정태-야꿍이 부자는 지난 6월 15일 마지막 방송에서 편집되지 않았으나 인사도 없이 마무리되었다.


 김정태-야꿍이 부자가 정치적 이슈와 맞물려 하차하게 되면서 삼둥이 부자의 등장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송일국의 어머니가 현재 새누리당 국회의원 김을동이기 때문에 '야꿍이와 같은 절차를 밟지는 않을까?'라는 우려의 시선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또한, 김을동은 전 국회의원 김두한의 딸로 부녀가 국회의원을 역임한 집안이다.

 그러나 최근 김두한이 재조명되면서 삼둥이도 다시 인식되고 있다. 지금까지 김두한은 <야인시대>를 접한 시대엔 의인으로 각인되어 있었다. 하지만 단순한 정치깡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 있습니다. 한번 읽어보세요!) 더불어 그들이 김좌진 장군의 후손이 아니라는 의혹도 제기되면서 삼둥이를 향한 국민 사랑의 급격한 제동이 예상된다.



건치신문-[문화광장] 폭력의 세기를 주먹으로 살다 간 깡패 김두한(1918~1972)

김득중(역사학연구소 사무국장)


http://www.gunchinews.com/blog2/userArticleView.html?idxno=1652




 삼둥이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자마자 SNS에선 그들이 김좌진 장군의 후손이라는 이야기가 빈번하게 올라왔다. 이는 그들의 첫 등장을 화려하게 발돋움해 주었다. 독립투사 특히 한반도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쟁을 승리로 이끈 장군의 후손이라는 것은 삼둥이에게 큰 인기와 더불어 호감도 주었다. 이는 할머니가 새누리당 정치인이라는 것을 사소한 사실로 만들었다.


 그러나 김두한이 살아있을 적 말하고 다녔던 출생연도와 가족에 관한 일화가 김좌진 장군이 활동하고 죽음에 이르던 시기와 맞물리지 않았다. 그래서 이들이 진짜 김좌진 장군의 후손인가에 대한 의혹이 불거다. 그러나 아직 김두한과 김좌진 장군이 실제로 부자 관계가 아닌지는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또한, 진짜로 그들이 부자 관계라는 사실도 명확하지 않다. 김을동이 김두한의 자식이 분명하다는 것만 현재까지 판명된 사실이다.


 그럼에도 삼둥이 열풍이 염려스러운 것은 '김두한'이라는 인물 때문이다. 이 인물을 둘러싼 학계의 다양한 해석의 결과는 많은 사랑과 애정을 받고 있는 삼둥이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의 귀여운 모습이 전파를 통해 방송되는 것은 좋은 일이나 역사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인물의 후손이 호의호식하는 모습을 사람들이 본다면, 바른길을 걷고자 했던 이들과 그의 후손들에겐 큰 상처가 된다.

 지난 이지아 사건을 보아도 그러하다. 이지아는 한방 터트리는 작품을 한 배우는 아니어도 지금까지 꾸준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작년 이맘쯤 그녀의 조부가 친일파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중의 질타와 분노를 받았다. 


사진 출처 : 아이뉴스24


 미디어에 노출되는 이들만큼 엄중한 도덕적 잣대를 지켜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들에겐 한 문장의 발언도 잠깐의 잘못도 쉬이 용서되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합당한 이익을 챙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들은 자신의 위치와 영향력을 정확히 알고 행동과 발언을 조심해야 한다. 지금의 대한·민국·만세는 아주 어리고 순수하다. 그래서 시청자는 세 아이에게 조건없는 애정을 쏟아붓는다. 하지만 후에 진실이 밝혀지고 더이상 아이들을 애정이 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을 때, 우리는 그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을까.


 일제강점기 그리고 군부독재 시대를 거치면서 대한민국에는 올바르지 못한 방식으로 부를 축적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의 피눈물을 흘리게 한 이들이 적지 않다. 아직 이들에 대한 응징 혹은 청산하지 못한 지금 우리는 그 후손들에게 어떤 자세를 보여야 할까.


 분명 아이들은 죄가 없다. 그리고 그 후손도 직접적인 잘못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부유한 환경과 교육을 어떻게 받을 수 있었는지 반성하고 앞으로 혹은 미래에 어떤 행동을 보여야 할지를 선보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못난 선조가 남긴 죄를 씻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