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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5. 19. 07:00 - 글쓰는 미생

[뉴스타파] 독립성은 저널리즘의 처음이자 끝



 신문, TV를 넘어 모바일 미디어 시대까지, 저널리즘은 인쇄 및 통신 매체 기술의 발전에 맞추어 함께 변화해 왔다. 과거, 소수만 지니고 배포할 수 있었던 정보는 매스미디어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일방적으로 전파되었고 블로그부터 SNS까지 다양한 채널을 갖게 된 오늘날에는 누구나 정보를 생산하고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정보 공급자와 수용자의 소통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는데, 이것은 이른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다. 특히 SNS는 모바일(스마트폰) 시장이 탄생하면서 사용량이 급증하였는데, 이를 통해 일반인이 정보 생산자가 되는 경우는 더욱 왕성해졌다. 그러더니 이제는 온라인상의 이슈를 언론이 받아적게 되었다. 현존하는 인구만큼 다양하고 방대한 정보가 구축된 것이다.


 '정보의 바다', 이를 뒷받침 하는 배경은 단연 온라인이다. 지면이 존재하는 신문, 시간·정보량의 제약을 받는 TV 뉴스와는 다르게 온라인 네트워크는 무한하다. 집이 클수록 들어갈 수 있는 가구가 많은 것처럼 광활한 인터넷 세상엔 세상 모든 이야기가 들어간다.

계속 보고 있으면 심심하지 않다. 그렇게 현대인은 인터넷을 통해 하루에도 엄청난 정보를 접한다. 책을 음미하는 대신 단편적인 이야기를 수십 개씩 빠르게 접하는 것이 요즘 우리의 자화상이다. 물론 인터넷상의 다양한 소식에는 사실과 거짓이 뒤섞여있으며 사실이 변질, 왜곡, 주관적으로 편집되어 진실처럼 알려지기도 한다.


 이때 우리는 사실과 거짓 더 나아가 진실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와 불필요한 정보를 걸러낼 수 있는 거름망 같은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른바 미디어 리터러시. 또는 그러한 정보를 제공하는 언론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의문점이 두 가지 있다.



1. 왜 필요한 정보,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언론을 찾아야 할까?

 시사에 관심이 많은 이들일수록 한번쯤 이런 의문을 느껴보았을 것이다. A 기업에 어떠한 사건이 일어나면 어떤 언론사는 보도하지만 어떤 언론사는 보도하지 않는다. 그 사건이 국민에게 엄청난 피해를 안겨주었음에도 말이다. 왜 그런 것일까. 이는 언론사와 A 기업 사이에 적지 않은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재정적인 이유가 가장 대표적이다. 대다수 언론사는 사실 민간기업이 운영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언론사는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이 때문에 어떤 언론사는 재정적으로 다가올 충격을 피하고자 광고주에 불리한 보도는 싣지 않는다. 참으로 부조리한 일임에도 말이다. 그 외에도 언론의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는 그들의 보도를 보고 있자면 권력과의 묘한 '의리'도 존재하는 듯하다. 정·언·경유착은 더이상 낯선 말이 아니다.


 공론장의 관리자 또는 확성기와 같은 언론이 '알려야 할 보도'를 마다하면 국민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원하는 정보'에 집중한다. 자신의 삶 바로 언저리에 있는 이야기 말이다. 정치·경제 등의 비리 문제는 먼 일인냥 무관심하다. 사실 이 문제들이 가장 먹고사는 이야기와 직결되어있음에도 말이다.


 흔히들 A급 연예인의 대형 스캔들이 터지면 정치판에서 또 무슨 일이 일어난 거 아니야? 라고 우스갯소리로 떠들곤 한다. 물론 방대한 이야기가 오고 가는 세상에서 그 타이밍은 우연일 것이다. 그러나 많은 인터넷 언론사가 연예인 이슈를 떠들썩하게 다룬다. 이런 어뷰징기사의 내용은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것처럼 다 똑같다. 이렇게 되면 '시선 분산' 효과만큼은 톡톡히 본다. 어느 고위공직자의 비리혐의 보다 연예인들의 가쉽이 매번 더 떠들썩 하게 느껴지는 것은 우연이 아닌듯 하다.

어떤 사람은 말한다. 당신들이 진작 정치·시사에 관심이 있었다면 이런 '음모론'을 펼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이다. 일리가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국민은 대형 포털사이트, 팔로우해둔 언론사 혹은 TV 뉴스를 통해서만 정보를 얻는다. 굳이 뉴스를 찾아보는 사람 혹은 '알아야 할' 뉴스를 전달하는 언론을 보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 조용히 지나가는 '진짜' 뉴스를 잡을 수 없다.


 이처럼 기존의 언론사는 독자적인 독립성을 갖추지 못하여 국민에게 제대로 된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그렇다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언론은 어떤 곳이 있을까. 기존의 언론사의 문제점을 대안하여 나온 새로운 언론사들. 바로 국민의 후원을 통해 운영되는 비영리 언론사이다.


미국을 시작으로 탄생한 비영리 독립 언론사는 어느새 우리나라에도 정착 중이다.

한국판 프로퍼블리카는 어떤 곳들이 있을까.



조세피난처 보도로 크게 유명세를 탄 <뉴스타파>

http://newstapa.org/


인터넷을 기반으로한 종합편성채널을 구축중인 <국민TV>

http://kukmin.tv/


MBC 해직기자인 이상호 기자(삼성 X파일 보도로 유명하다.)를 중심으로한 <GO발뉴스> 등과

http://www.gobalnews.com/


더불어 1인미디어 <미디어몽구>가 가장 대표적이다.

http://www.mongu.net/



 이들은 광고를 받지 않는다. (국민TV는 공익광고, 조합원 광고는 일부 방송하지만 대기업 광고는 일절 받지 않는다) 이들 자금의 출처는 국민의 후원이 전부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을 이용하여 정치적·경제적으로 우위에 서려는 세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을 할 수 있다. '성역없는 보도'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비영리 언론사는 아직 안정적인 재정이 구축되지 않았다. 많은 이들의 관심과 더불어 후원도 필요한 상황이다. 질 좋고 올바른 언론의 선택은 당신에게 달려있다.


 

2. 일반인도 정보 제공자가 될 수 있는 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기자'여야만 하는가.

 첫째는 전문성과 신뢰도이다. 주류 언론사의 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한국어·토익·한국사·상식·시사 등 내용뿐만 아니라 범위도 방대하다. 그래서인지 주류 언론사의 기자들은 고학력자인 경우가 대다수이다. 단순 학벌뿐만 아니라 특정 분야에 대한 지식도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기자는 아는 것에만 그쳐선 안된다. 남녀노소 누구든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뉴스를 전달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뉴스를 공공에게 왜곡없이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자는 높은 전문성과 신뢰도를 지니기 위해 노력한다.


 두 번째는 소명의식이다. 아무리 똑똑한 기자라도 소명의식이 없다면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지혜가 없는 허수아비, 심장이 없는 양철 나무꾼, 용기없는 사자처럼 무엇인가 결여되어 있는 상태이다. 소명의식 없는 의사가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듯이 기자도 마찬가지이다. 오보와 사실 왜곡은 살인범의 칼과 다름없다. 이러한 소명의식은 기자 개개인 마다 다르다. 또한, 기자마다 갖고있는 책임과 의무의 크기도 다르며 관심사도 다르다. 어떤 기자는 부패척결, 노동환경 개선에 관심을 가진다면 어떤 기자는 국제사회, 문화부흥 등에 주력한다. 서로 살아온 세계와 가치관이 다르듯 분야도 다양하다.

 또한, 기자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미디어에 대한 책임과 의무도 항상 지니고 있어야 한다. 막강한 힘이 있지만, 그것은 본인을 위한 것이 아니다. 공공과 소외되고 배척당하는 약자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공감을 가슴에 품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연민이든 사랑이든 말이다. 지난 세월호 참사 당시 언론과 기자들은 경쟁사와의 대결에만 몰두하였다. 그 결과 수많은 오보가 사실처럼 떠돌았고 진실은 숨었으며 세월호는 침몰하였다. 유가족과 생존자의 가슴도 그날 무너졌다. 살아남은 이들을 죄인으로 만드는 그들의 카메라와 마이크는 누구를 향해야 하는지 길을 잃은듯 했다. 그리고 이것은 현재진행형이다. 이것이 마냥 기자와 언론의 탓만이 아니다. 그들의 속보, 특종, 단독 경쟁에 대한 욕심과 잘못을 관망한 우리의 무지도 존재한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잘못을 저지르긴 쉽지만 이를 해결하고 복구하는 일은 힘들며 다시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하는 일은 더욱더 힘들다. 하지만 우리는 꼭 노력해야한다.



 아무튼, 기자가 되는 데 필요한 지식과 덕목은 다양하다. 까다롭기 그지 없다.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 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고독하며 진정으로 진실을 위해 번뇌하는 자가 진정한 기자라 생각한다. 뉴스를 선택하여 보는 뉴스소비자들, 당신에겐 언론사 뿐만아니라 기자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언론의 기능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감시하고 정확한 사실을 남겨 후대에 알리는 역할이 있다. 춘추관처럼 말이다. 그리고 상관조정기능도 있다. 무엇보다 언론이 무관의 제왕 혹은 제4의 권력이라 불리는 이유는 분산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쓰나미처럼 덮쳐오는 각종 이슈 속에서 우리는 생각보다 꽤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우리가 재미있는 볼거리와 이야기 속에 현혹되어있는 사이, 부패한 권력의 악행들은 은밀하고 꼼꼼하게 숨겨진다. 한번 숨겨진 악행은 알아내기 힘들다. 이를 수면위로 끄집어내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힘들게 알아낸 사실들은 꼼꼼히 분석되고 다듬어져 대중들에게 알려진다. 기사화되는 것이다.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말이다. (요즘엔 텍스트 외에도 영상, 음향, 인포그래픽 등 다양한 컨텐츠로도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들이 공론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고 묻혀버리면 어떻게 될까. 힘을 잃은 진실은 매도되고 잊힌다. 범행을 저지른 자들이 벌을 받지 못하면 문제점은 개선되지 않는다. 악순환은 또 반복된다. 확실한 것은 블루칼라의 범죄보다 화이트칼라의 범죄가 더 악랄하고 광범위한 피해를 낳는다는 것이다.

 또한, 사실을 알리는 자는 큰 책임을 떠안게 되며 매우 큰 고통에 시달린다. 강한 권력을 대상으로 할수록 내적 고민, 데스크와의 갈등, 협박 · 압박 등의 고통은 배가 된다. 지금도 여러 곳에서 진실을 찾아내고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많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의 관심이다.



믿을 수 있는 매체와 기자를 찾으세요. 이것이 양질의 정보를 흡수하는 지름길입니다.